[나는 양평인이다 #17] 딸기와 사과로 일군 희망 ‘부창농원 신대용 대표’
[나는 양평인이다 #17] 딸기와 사과로 일군 희망 ‘부창농원 신대용 대표’
  • 김현옥
  • 승인 2021.01.1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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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농원 신대용 대표
부창농원 신대용 대표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번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양평군에서도 농촌체험을 하는 체험마을과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기 속에서도 부창농원 신대용(58) 대표는 농업의 희망을 얘기한다.

영산 신씨 후손으로 13대 째 양평군 강하면 동오2리에서 살고 있는 신대용 대표는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다 IMF를 맞은 해인 1997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고로 가업을 승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귀향 후 이듬해 동네 이장 두 번을 맡았고, 양평농협 감사 등을 지냈다.

처음에는 소 8마리로 시작해서 소밥을 주다가 ‘농업’에 매료됐다. 소값 파동으로 축산업을 정리하고, 서울대 최고농업경영자 과정에서 버섯과 임업을 공부했다. 이때 키토산이 함유된 밀리타리스 품종으로 동충하초 분야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5년 동안 사업이 잘 되다가 정체기를 맞자 표고버섯에 도전했다.

강하면 표고작목반 30개 농가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경기도임업후계자 회장, 양평군산림조합 이사 등 농림업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직함도 맡아봤다. 그 과정에서 젊은 혈기에 ‘정도’를 걷고자 했던 것이 사람들과 멀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2010년부터는 표고버섯 두 동을 딸기농사로 전환하면서 체험과 연계한 농업이라는 꿈을 다져나갔다.

코로나 속 가족단위로 딸기체험을 하는 모습
코로나 속 가족단위로 딸기체험을 하는 모습

현재 딸기농장은 600평 부지에 5동의 하우스에서 겨우 내내 체험객을 맞이한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하기 위해 한 동당 한 가족, 6명 이상이면 두 그룹으로 나눠서 입장하도록 하고 있다. 30분 동안 마음껏 따서 먹고 500g 팩에 가져가는 비용이 1인당 18,000원(어린이는 할인적용)이다.

양평농협 하나로마트에도 딸기를 납품 중이고, 양평군 딸기연구회장을 맡아 농가매출 증대는 물론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열심이다. 매년 5월에는 강하면 소재 어르신과 독거노인 등을 초대해 무료로 딸기체험과 딸기잼으로 마련한 식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혼자 벌면 시기의 대상이지만, 같이 나누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철학이다.

딸기체험 비수기에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2017년부터 루비에스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개발한 알프스오토메 품종이 가지는 저장력과 크기, 식감의 문제를 개선한 루비에스를 200주 가량 전국 60여 농가와 함께 1호로 분양 받았다. 무게가 80~90g인 루비에스는 크기와 맛에서 학교나 단체급식에 딱 어울리는 품종이다. 큰 사과를 1/4로 쪼개서 내놓을 때 갈변이 생기는 현상을 루비에스가 단번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사과체험도 병행하면서 2019년 약 2,000여 명이 농장을 다녀갔다. 1,300평 노지에 약 480주 가량 루비에스를 심어놓고, 사과나무 고랑 사이에 레일을 설치해 이동은 물론 체험의 묘미를 더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코로나19가 주춤해지면 가을에 사과를 따서 먹고, 사과잼을 만드는 체험객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특급호텔에서 납품을 의뢰해 안정적인 판로도 얻었다.

레일이 설치된 루비에스 사과밭
레일이 설치된 루비에스 사과밭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농후계자를 꿈꾸는 둘째 아들은 체리농장을 준비 중이다. 수입 체리가 97%에 이르는 현실에서 스마트 농법을 접목해 국내 대량 재배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농림분야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큰아들까지 합하면 3부자가 모두 농업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된 셈이다.

신대용 대표는 “농사일이 힘들다고 하지만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상이 따른다”면서 “코로나로 매출이 줄어든 만큼 주변에 사시는 분들의 직거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경제 위기 속에서도 농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에 미래의 희망이 있다”며 “항상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서 얻은 노하우를 이웃과 함께 나눈다는 마음으로 일하기 때문에 보람과 성취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모저모>

부창농원 입구
부창농원 입구
코로나 방역지침
코로나 방역지침
딸기잼 체험장
딸기잼 체험장
새로 올라온 딸기를 바라보는 신대용 대표
새로 올라온 딸기를 바라보는 신대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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