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시사모 송년 스케치 12] 올해의 시 이윤학의 ‘아버지’…시인은 ‘고두현’ 선정
[양평시사모 송년 스케치 12] 올해의 시 이윤학의 ‘아버지’…시인은 ‘고두현’ 선정
  • 김현옥
  • 승인 2018.12.15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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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시사모 송년회에 신교진 님 부부가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양평시사모 송년회에 신교진 님 부부가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용문면=김현옥] 연말인데다 금요일임에도 만사 발로 차버리고 시사모 송년회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산새공방 손영희&서학조 님, 손소영 님, 이반석 님, 몽실 김동운 님, 그리고 양평관광협동조합 신교진 사무국장님 부부가 뒤늦게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애초에는 신현림 시인의 시집을 읽기로 했는데, 송년회에 맞게 지난 가을부터 읽은 시집 11권 중 가장 좋은 시를 읽고 뽑기로 했습니다. 그 중 유종인 <교우록>, 이윤학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이면우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박흥식 <아흐레 민박집>, 고두현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가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가을부터 같이 읽은 11권의 시집들
가을부터 같이 읽은 11권의 시집들

이반석 님은 유종인의 ‘칼날’, 서학조 님은 이윤학의 ‘첫사랑’과 ‘아버지’, 김동운 님은 이면우의 ‘여름도시’와 ‘오늘 쉰이 되었다’, 저는 박흥식의 ‘아흐레 민박집’과 고두현의 ‘별에게 묻다’를 읽고 느낌을 이야기하며 한 표를 호소했습니다.

‘칼날’은 등과 날로 이루어진 칼의 내면을 재미나게 표현했다(이반석), ‘첫사랑’은 단순하지만 자꾸 입에 맴돈다(서학조), ‘여름도시’는 열심히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김동운), ‘오늘 쉰이 되었다’는 김동운 님이 아내에게 읽어주며 앞으로 더 여유를 가지고 살자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시집 중 가장 좋아하는 시를 읽는 회원들
지금까지 읽었던 시집 중 가장 좋아하는 시를 읽는 회원들

저는 ‘아흐레 민박집’을 마치 도덕경에서 말하는 유토피아 세계를 보는 듯 했고, 이로 인해 양평으로 이사를 온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별에게 묻다’는 2년 전 홀로 양평살이를 하면서 쓴 ‘천왕성에 묻다’의 영감을 준 시라고 얘기했습니다.

최종 투표 결과 이윤학 시인의 ‘아버지’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양평시사모가 뽑은 올해의 시’에 선정됐습니다. 올해의 시인은 직접 투표를 하지 않았지만, 다들 고두현 시인을 흠모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데 마치 남해바닷가 몽돌을 만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올해의 시로 뽑힌 이윤학 시인의 '아버지'
올해의 시로 뽑힌 이윤학 시인의 '아버지'

이윤학의 ‘아버지’가 뽑힌 이유는 겨울 경주에서 허리에 새끼줄을 달고 새총으로 참새를 잡던 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니던 학조 님의 추억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양복점을 하시던 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 교복을 손수 지어 가져와서 교실 창문을 두드리던 모습도 떠올렸고요.

동운 님은 사업이 망하고 한창 힘든 시절 아버지 상을 치르는데 눈물이 안 나왔는데, 3년이 지난 후 지나가는 노인만 봐도 눈물이 났다는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이제는 시로 인해 매일 매일이 즐겁고 행복하시답니다.

오는 18일(화) 몽실누들원정대에서 '고두현 코스' 중에 읽을 책들
오는 18일(화) 몽실누들원정대에서 '고두현 코스' 중에 읽을 책들

양평시사모 13번째 모임은 요즘 옥천면에 2호점 준비를 하고 있는 동운 님과 함께 ‘몽실 누들원정대’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18일(화) 오전 10시 양평군청에서 만나 서울 혜화동 ‘명륜손칼국수’에서 점심을 먹고, 수연산방에서 <물미해안에서 온 편지>와 이태준의 <무서록>을 읽기로 했습니다. 근처 길상사 탐방까지 겸해서 일명 ‘고두현 코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좋은 음식을 차려주신 손영희 님, 언제나 편안하게 맞이해주시는 서학조 님, 양평시사모 든든한 버팀목 이반석 님, 매번 서울에서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와서 기쁨을 주시는 손소영 님, 아이와 같은 순수함으로 항상 웃음을 선사하는 김동운 님, 그리고 연수리에서 야생화마을 펜션까지 운영하시는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시는 신교진님 부부 모두 고맙습니다.

<송년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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