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시사모 스케치 13] 군민의 이름으로 그대들은 뽑혔으니 ‘몽실누들원정대’
[양평시사모 스케치 13] 군민의 이름으로 그대들은 뽑혔으니 ‘몽실누들원정대’
  • 김현옥
  • 승인 2018.12.18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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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산방 앞에서 몽실부대원들
수연산방 앞에서 몽실부대원들

[서울 성북동=김현옥] 양평시사모 13번째 모임은 옥천면에 2호점을 준비 중이신 김동운 사장님과 함께 ‘몽실누들원정대’를 꾸려서 서울진입작전을 했습니다. 오전 10시 양평군청 앞에서 만나 군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출정식을 열고 출발했습니다.

몽실소대장님이 운전하는 차량이 저와 손영희 대원을 태우고 군청을 떠나자, 연도에 늘어선 군민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가운데 <맹호들은 간다>를 개사한 ‘몽실누들 간다’를 부르며 환호했습니다.

점심에 칼국수 두 탕 째 뛰고 있는 극한의 대원들. 그들의 뒤에는 조국과 군민이 있다!
점심에 칼국수 두 탕 째 뛰고 있는 극한의 대원들. 그들의 뒤에는 조국과 군민이 있다!

“몽실분점 위해서 면발을 맛보시다/군민의 이름으로 님들은 뽑혔으니/그 이름 몽실부대 누들부대 용사들아/가시는 곳 서울땅 하늘은 멀드라도/한결 같은 몽실누들 님의 뒤를 따르리라/한결같은 몽실누들 님의 뒤를 따르리라~~”

승합차는 정든 양근천을 뒤로 한 채 6번국도를 타고 1시간 반 만에 종로구 ‘명륜동손칼국수’에 도착했습니다. 척후병 손소영 대원이 미리 자리를 잡아놔서 몽실요원들은 바로 시식작전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문어와 수육 반반을 주문하고 사골칼국수를 두 개 시켜 나눠먹었습니다.

명륜손칼국수 수육 문어 반반 메뉴
명륜손칼국수 수육 문어 반반 메뉴

자칫하면 생사가 갈리는 작전이어선지 대원들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대기손님이 줄 지어선 가운데 말 없이 뜨거운 칼국수를 훌훌 먹는 몽실대원들. 이들의 뒤에 조국과 군민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작전이었지요.

다음 행선지는 소영 대원이 추천한 성북동 돈까스 고개 넘어 ‘손국수’ 집입니다. 명륜손칼국수를 그대로 본떠 메뉴가 거의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점심을 두 탕, 그것도 칼국수로만 먹은 날이었습니다. 배가 불러 터질 지경이어도 아무 말도 못하는 극도의 긴장감.

수연산방에서 고두현 시인의 대표 시를 읽고 있는 대원들
수연산방에서 고두현 시인의 대표 시를 읽고 있는 대원들

이때 몽실부대장님이 짧게 명령하셨습니다. “길상사를 접수한다”. 쉴 틈도 주지 않고 강행군을 하는 몽실대원들, 하지만 누구도 감히 거역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칫 했다가는 수틀리면 길상사 갔다가 불상사가 생길 지도 모르니까요.

길상사에서 다양한 포즈의 사진을 찍으며 웃다 보니 금방 배가 꺼졌습니다. 다음 작전지는 상허 이태준 선생의 생가인 ‘수연산방’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수연산방에서 -무서록을 읽다’를 음미하면서 오늘 작전의 최종 목표가 ‘고두현 코스’ 정복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수연산방 입구
수연산방 입구

“세상일에 순서가 따로 있겠는가/저 밝은 달빛이 그대와 나/누굴 먼저 비추는지/우리 처음 만났을 때/누구 마음 먼저 기울었는지/무슨 상관 있으랴//……//시작 끝 따로 없는/열두 폭 병풍처럼 우리 삶의 높낮이나/살고 죽는 것 또한/순서 없이 읽는 사람이/먼 훗날 또 있으리라.”

네 그렇습네다. 이거 저거 재고 자시고 살 필요 없다 이말 입니다.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말하며 살면 되는 거지요. 사람 사이의 손해계산서와 손익분기점을 따지지 않는 시사모 분들이 계셔서 참 즐겁다는 생각을 한 날이었습니다.

몽실 소대장님
몽실 소대장님

오늘 작전의 마지막은 성북동 삼청각 근처 ‘빵공장’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시면서 마무리했습니다. 한 달에 한번쯤 서울진입작전을 하기로 했고요, 양평시사모 모임도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몽실소대장님 어제 제주작전부터 오늘까지 무려 여섯 끼 연속 누들도 채우셨다는데 괜찮으신지요. 시사모 다음주는 신현림 시인의 <해질녘에 아픈 사람>을 읽습니다. 해 떨어지면 배고픈 사람들도 환영입니다. 허기는 삶의 원동력이니까요.

<몽실누들원정대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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