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평인이다 #25] 야생초로 덖는 삶의 향기 ‘한국차문화교육원 한명희 원장’
[나는 양평인이다 #25] 야생초로 덖는 삶의 향기 ‘한국차문화교육원 한명희 원장’
  • 김현옥
  • 승인 2021.05.10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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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희 원장
한명희 원장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아름다운 산과 들에 찾아온 봄을 마시는 것입니다.”

한국차문화연구원 한명희 원장은 백초차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표현했다. 9일은 양평군 지평면 대평리에 있는 한국차문화연구원에서 백초차를 만드는 첫 수업이 있었다. 양평은 물론 수원, 아산 등 전국에서 온 8명의 수강생이 갖가지 산야초를 덖느라 바쁜 손을 움직였다.

백초차는 그야말로 봄을 담는 일이다. 이른 봄에 보성을 시작으로 아산을 거쳐 양평에서 채취한 야생초 새순을 따서 차로 만든다. 엄나무순, 민들레, 냉이부터 원추리, 삽주, 산삼, 당귀, 구절초, 곰취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나는 100가지 풀이 주 원료다.

백초차를 마시면 노폐물이 배출되고 피가 맑아져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 혈액순환, 자양강장, 불면증, 신경통, 간, 여성질환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서 교육을 하는 곳이 거의 없다.

한국차문화교육원 입구
한국차문화교육원 입구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차와 염색 일을 하시던 어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레 차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일본과 중국에 살면서 현지 차에 대한 공부를 했다. 서울에서 다도 강의를 하다 제대로 된 꽃차를 만들고 싶은 생각에 9년 전 남편의 고향인 양평으로 이주했다. 용문면에 있다가 2년 전 꽃농장이었던 이곳을 개조해 교육원으로 만들었다.

한국차문화교육원에서는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고 손으로 직접 차를 만드는 교육을 한다. 산야초 덖는 작업은 물론 건조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햇살과 바람에 말린다. 교육원 근처에 전용 약초밭이 있어서 수업 만족도가 높다. 1년 140시간의 과정을 이수하면 차 소믈리에, 다도 지도사 등 민간자격증도 수여한다.

차의 역사, 한중일 차 이야기, 다도 등 이론과 실습 위주의 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수강생 중에서 50여 명이 전국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이곳에서 배워서 꽃차와 한과 관련 카페를 창업하는 제자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다.

백초차 수업 중인 수강생들
백초차 수업 중인 수강생들

양평에서는 지난해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인 ‘꽃피움 양평인’을 통해 전시회를 열어 차 제조법 및 시음과 함께 지역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자선 바자회도 열었다. 올해에는 지평면 옥현리에서 실시하는 ‘지평퀸즈’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용문중〮고 유도부와 여학생 용품을 후원해 왔는데, 지평중〮고에 후원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한명희 원장은 “수업 특성상 비대면이 어려워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꽃차를 브랜딩하고 상품화하는 컨설팅과 개발자로서의 역할은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쉽게 배우고 보급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차가 생활화 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이모저모>

야생초 새순과 함께한 교육생들
야생초 새순과 함께한 교육생들
갓 채취한 야생초 새순
갓 채취한 야생초 새순
야생초 새순과 완성된 꽃차
야생초 새순과 완성된 꽃차
백초차 만들기 수업 중
백초차 만들기 수업 중
한명희 원장 부부
한명희 원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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