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일기⑤] 어느 시골 쓰레기 기자의 생존법
[양평일기⑤] 어느 시골 쓰레기 기자의 생존법
  • 김현옥
  • 승인 2019.04.30 08:1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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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속을 뒤져보라, 거기 다이아몬드가 있을 지도 모른다!
쓰레기 속을 뒤져보라, 거기 다이아몬드가 있을 지도 모른다!

지난 일요일 ‘산나물 없는 산나물 축제, 이것은 난장인가 배짱인가’ 글이 게재된 이후 전화와 SNS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4월 1일 사이트를 연 이래 단기간 가장 많은 조회수(1,000회)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대부분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 “다 아는 사실인데 왜 고쳐지지 않을까” “조금 더 기다려보자” 등 응원의 반응이었습니다. 반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왜 고춧가루를 뿌리느냐”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라” 등 서운한 감정도 쏟아냈습니다.

다들 맞는 말씀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시골 기레기의 생존법’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돈 때문에 저런 기사를 쓴다”부터 “개가 짖는다”는 표현까지 써서 저를 비난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 말이 저와 양평군의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저 돈 때문에 그 기사를 썼습니다. 2017년 말부터 월급도 없고 광고도 안주는 양평 주재기자를 하면서 더는 참을 수 없어서 이제 개처럼 짖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17개월 동안 기자 일을 하면서 나름 양평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을과 학교를 찾아 다니며 취재를 했습니다. 부르면 그게 마을 생일잔치든 학교 행사든 시민단체 일이든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군의회 일정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고, 군민과의 대화 등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할 걸로 아는 듯 합니다. 아마 ‘본사에서나 군청에서 돈을 받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에게 뭐라고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를 불러줄 때마다 ‘내가 그래도 양평에서 쓰임새가 있나 보구나’하는 마음이 들어 기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작은 돈’입니다. 작은 돈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당장 자신의 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큰 돈’에 해당하는 군민들의 혈세가 마음대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6억 원 이란 돈이 자신의 것이라면 저렇게 흥청망청 쓸까요. 어제 마침 양평희망나누미 행사에 가서 젊은 지체장애부부가 아이 육아용품이 없어서 요청을 해왔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우리가 트롯 가락에 맞춰 어깨를 들썩일 때 콘테이너에서 신음하는 사람 많습니다.

축제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같은 돈이라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서 더 좋은 축제로 만들자는 겁니다. 자기들끼리 어려우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손을 내밀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과정 없이 “다음에, 다음에” 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 아닙니까.

어제 오후에 관광과장을 찾아가 단호하게 얘기했습니다. 군민들이 당신에게 중책을 맡겼으니 누가 되지 않도록 해라, 추진위원회 부려먹기 좋은 사람이 아니라 불편한 사람을 뽑아서 같이 해라, 그리고 혈세로 21개 매체에 준 4,200만원 값을 하게 취재 기사를 나오게 해라.

생각해 보십시오. 굳이 삼성이 아니라도, 지평막걸리에서 새 상품 이벤트를 한다고 광고비를 줬는데 행사장에 안 나오고 기사를 안 쓰는 언론사가 있을까요. 26일 금요일 오전에 행사를 했음에도 광고비만 타 먹고 누구 하나 기사를 안 써낸 것에 제가 분노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관광과장에게 5월 3일 용문산 행사에는 21개 매체에 다 연락을 해서 정동균 군수 앞에서 취재하게 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저는 원래 3일 시골에 어머니를 뵈러 갈라고 했다가 현장에 가서 두 눈으로 확인하려고 시골행은 취소했습니다.

축제에 오셔서 기레기와 함께 노시는 와중에 ‘세금의 축제’가 어떻게 공평하게 쓰여지는 지도 유심히 봐주십시오. 한 달에 광고비를 수 백만 원씩 받아가면서 취재 기사 한 줄 안 쓰는 언론사에게 뜨거운 야유를 퍼부어 주십시오. 그런 비난이라면 저는 아주 달고 기쁘게 받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느 시골 쓰레기 기자, 일명 ‘시레기’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개처럼 송곳니를 더 갈아서 물어뜯는 ‘개레기’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3일 용문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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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2019-04-30 10:03:44
동의합니다. 기자님 응원하겠습니다.

안정란 2019-04-30 10:28:38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입니다~^^

장우정 2019-04-30 11:22:39
김현옥기자님. 화이팅
응원합니다.

진기현 2019-04-30 11:40:24
응원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박성배 2019-04-30 21:12:12
응원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