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공6기 2차 모임] 정말 농사보다 묘목과 씨앗 파는 게 더 나을까?
[농가공6기 2차 모임] 정말 농사보다 묘목과 씨앗 파는 게 더 나을까?
  • 김현옥
  • 승인 2019.06.1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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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면 카페 모들에서 열린 농가공6기 2차 모임
강상면 카페 모들에서 열린 농가공6기 2차 모임

[강상면=김현옥] 지난 18일 오후 7시 강상면 카페 모들에서 ‘농가공(농식품가공창업아카데미)6기’ 2차 모임을 열었습니다.

카페 모들 사장님이신 김은주 6기 회장님이 내놓으신 빵과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 카레덮밥으로 저녁까지 해결했습니다. 오늘은 저를 포함해 강대린, 김은아, 신정숙, 이경옥 회원 등 6명이 저녁 10시까지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배운 지식은 공부도 아니었습니다. 표고목용 참나무를 찌면(숙성) 잡균이 죽어서 원하는 시기에 계획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청운면 삼성리에 오디농사를 아주 잘 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 G마크를 받으면 납품단가가 높다는 것(하지만 생산량은 준다는 것) 등등…

또 웬만한 농기계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빌려주는데 문제는 3일 전에 신청을 해야 하고, 1톤 이하는 직접 가져가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급하게 쓸 경우 바로 빌릴 수 있게 하고, 많이 쓰는 기계 위주로 구비를 하고, 통장입금 대신 현금으로도 받게 해주면 좋겠다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굴삭기까지 임대해주고 금요일 오전에 운전 교육까지 시켜준다니 농업지원 정책은 잘 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문제는 농기계 구입자금 50% 지원한다고 해놓고 판매가가 시장가보다 터무니 없이 높다는 겁니다. 되레 인터넷에서 사면 더 싼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우짜니 우리 사장이가 알면 크일 난다~)

이경옥 회원님은 관리기를 300만원 주고 사서 100만원 지원을 받았는데, 기술센터에서 하루 15,000원이면 빌릴 수 있다는 걸 오늘 알게 됐답니다(충격!). 각종 수리비용도 안 들고 필요할 때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다만, 기계를 실어올 트럭이 필요하다는 것(차 값이 더 들려나 ㅠ)

유쾌한 강대린(우)님과 신정숙 님
유쾌한 강대린(우)님과 신정숙 님

세상에 무슨 놈의 농사 관련 자격증이 이렇게 많은지요. 가공기능사, 조경기능사, 원예기능사, 산림기능사, 임업관리사까지 저는 처음 듣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마침 회원님들이 전공(?)에 맞게 가공기능사 준비를 하고 계시더군요.

가공아카데미 교육 중 제 옆 테이블에 앉아 맨날 꾸벅꾸벅 졸던 강대린 님이 이렇게 재미난 분인 줄 몰랐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퇴직 이후를 아주 꼼꼼히 준비하신 분인데 현재 용문면 덕촌리에서 표고목 3만본과 사슴농장을 하고 계시답니다.

남들보다 좀 특이한 걸로 하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까지 길러봤다는데, 결론은 “잘 팔리는 대중성 있는 품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과일이나 채소 농사를 짓는 것보다 묘목과 씨앗을 파는 것이 안정적으로 더 장사가 잘 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가 봅니다.

역시나 결론은 유통과 판매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가공교육을 받은 것이고요. 하지만 가공창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괜히 벌려놨다가 빼도 박도 못하고 돈만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것을 보면 양평공사에서 친환경농업에 대해 각종 지원을 해주고 시장가보다 비싸게 사준 것은 시장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남들은 의도는 좋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의도조차 농민표를 의식한 불순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친환경농민을 생각했으면 가격 책정도 한살림처럼 예상 수요 공급에 근거해서 년초에 정해놔야죠. 때론 이득도 보고 손해도 맛보는 게 건강한 사회 아닌가요. 또 실패 속에서 더 좋은 개선책이 나오는 거고요. 과도한 지원이 일을 망친다는 것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바쁜데도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 김은아(오른쪽 두번째), 이경옥(오른쪽)님
바쁜데도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 김은아(오른쪽 두번째), 이경옥(오른쪽)님

얘기가 옆길로 샜지만 양평 농업과 가공유통, 홍보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곳이 ‘농가공6기’ 모임입니다. 더디겠지만 하나하나씩 새로운 것들을 같이 실험해보면서 회원분들이 양평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3차 모임은 7월 16일(화) 6시 강상면 카페 모들입니다. 회비 1만원 내시면 간단한 다과와 저녁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채소와 과일 가지고 오시면 환영합니다. 레시피도 같이 개발하고 가공창업 토의도 하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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