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노비 출신 시인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 개막
양평군, 노비 출신 시인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 개막
  • 김현옥
  • 승인 2019.07.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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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균 양평군수가 '월계마을 정초부' 제호 제막식을 하고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가 '월계마을 정초부' 제호 제막식을 하고 있다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양평군(군수 정동균)은 23일 오후 3시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에서 조선후기 노비출신 시인 ‘정초부’의 삶과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 개막식을 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정동균 군수를 비롯 양평군의회 송요찬 부의장, 서예가 여원구, 양서면 신원1리 최대석 이장 및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노비 정초부(1714~1789)의 주인이었던 여춘영(1734~1812)의 후손인 여원구 씨가 쓴 전시회 제호 제막식을 시작으로 4부로 구성된 전시관을 둘러봤다.

1부는 정초부와 여춘영의 신분을 초월한 교감, 2부에서는 노비 시인으로 이름난 정초부의 활약상, 3부는 노비에서 해방돼 월계마을로 이주한 정초부의 삶, 4부는 양평 서예동아리 ‘강상묵숙’의 회원들 손에서 재현된 정초부의 한시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에 참가한 관람객들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에 참가한 관람객들

정초부는 양평군 양서면 출신으로 함양여 씨 집안의 노비라고 전해진다. 조선후기 활약한 시인들의 작품을 실은 「병세집(幷世集)」에 수록될 만큼 뛰어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초부(樵夫)는 나무꾼이라는 뜻이다.

양반 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한문학 분야에서 양평의 인물로서만이 아니라, 18세기 이후 사대부 문화의 저변 확대 경향과도 함께 이해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역사적 사례라는 평가다. 하지만 신분질서의 한계로 평생 나무꾼 생활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불우한 일면도 있었던 인물이다.

정동균 양평군수가 정초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가 정초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여원구 서예가는 “선대가 408년 동안 양평에 살고 있다. 6대조 집안 노비로서 정초부라는 시인이 탄생한 것이 얼마나 멋있고 자랑스러운 일이냐”라고 말했다.

정동균 군수는 “정초부는 양평 창작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양반과 노비의 신분을 넘어 아름다운 교류를 했던 선조들처럼 양평군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사람 때문에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월계마을 정초부’ 전시회는 오는 9월 15일까지 양평군 용문면 친환경농업박물관 1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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