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청년작가회 야외설치 조각전 'Naturalism' 10월 7일까지 전시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바람이 불면 풀은 눕지만, 나무는 서로에게 기댄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 기댈 수 없는 나무만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짙푸른 잔디가 끝없이 펼쳐진 물맑은양평종합운동장에 사람의 나무들이 모였다. 저마다 철, 스테인레스, 합성수지, 파이프, 아연강 등 거칠고 불편한 재료들을 벼려 나무사람들의 숲을 만들었다.
철붙이 나무에도 뿌리가 돋고, 때가 되면 꽃이 필 자리에 하얀 나비가 제 자리를 찾을 것이다. 꽃 진 자리 어느 반가사유상 벤치에 앉아 보르도와 브르고뉴 와인 한 잔은 어떤가.
숲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당신을 위한 아모르 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삶이 지속되는 내내 자연을 노래하고, 예술을 맘껏 들이마셔라.
곽광분 김경원 김보라 김태규 김정현 김창환 노준진 박재연 신창섭 안치홍 양희자 이보라 이병희 이상구 정하용 조연주 최순옥 한승준 황시현 황한나.
양평에서 연장을 좀 쓴다는 20명의 작가가 미로 같은 대지 곳곳에 보물 같은 작품을 숨겨뒀다. 보이지 않는 숲길을 따라가면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이들로 인해 작은 바위 하나, 콘크리트, 풀 한 포기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길 듯 하다.
시월초까지 노래는 계속된다. 호모 루덴스니 놀이형 인간이니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양평에서 태어나고 이주해 온 당신은 이미 즐기고 있는 거다. 일상의 안전띠를 풀고 지금 당장 종합운동장 주차장으로 달려가시라.
<이모저모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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