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선박사고’ 희생자 영결식 ‘춘천시장으로 열려’
‘의암호 선박사고’ 희생자 영결식 ‘춘천시장으로 열려’
  • 김현옥
  • 승인 2020.09.2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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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하는 이재수 춘천시장(사진제공=춘천시청)
분향하는 이재수 춘천시장(사진제공=춘천시청)

[춘천=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의함호 선박사고 희생자 3명에 대한 영결식이 20일 오전 10시 유가족 및 시청직원 등 1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춘천시청 호반광장에서 춘천시장(葬)으로 열렸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 이재수 춘천시장의 조사, 추도사, 가족대표 고별사, 추모곡 연주, 헌화 및 분향에 이어 운구차가 장지로 출발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조사에서 “세 분이 살아오신 삶이 선하고 마지막 살신의 장면이 떠올라 마음을 가누지 못하겠다”면서 고 이옥균, 고 황용국, 고 권석도 씨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이 시장은 고 이옥균 씨를 “춘천시청 공무원으로 30여 년 넘게 산과 그 안에 깃든 생명을 돌보는 일을 하셨습니다. 퇴직 후에는 호수와 하천 정화활동으로 춘천의 물을 지키셨습니다”라고 기억했다.

또 춘천에서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동년배인 고 황용국 씨를 “수영을 정말 잘해서 많은 사람을 구했다”며 “대학시절부터 바닷가에서 어머니의 생업을 도우며 수상안전요원으로 활동한 20여 년, 사고가 날 때마다 바다에 뛰어 목숨을 걸고 인명을 구조하셨습니다”고 추억했다.

이어 고 권석도 씨에 대해서는 “병원 구급차를 운전하며 수많은 인명을 살리셨고, 자율방범대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이웃의 안전을 살피셨습니다”라고 추모했다.

고 이옥균 씨 가족대표로 나선 유가족은 고별사에서 “당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돌보셨던 따뜻한 아버지이자 가장이셨습니다. 정직하시고 당신이 손해를 보면 보았지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싫어하셨던 강직한 모습만 보여주셨던 아버지이셨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가족은 이어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잘 가르치시고 저희들에겐 끝내 꿋꿋해 보이려 하셨던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사고 이후 멍하니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며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후회로 가슴 한 곳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꼈습니다”라며 흐느껴 식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하지만 그 말씀들이 삶을 사는데 큰 지혜가 되었습니다. 아버지께 배운 삶의 방식을 소중히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감정 표현이 서툴러서 담아두기만 했던 마음 이제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 동안 못다하셨던 서운하고 아쉬운 일들을 모두 잊으시고 편안히 영면 하십시오.”라고 간신히 고인과 마지막 작별을 했다.

한편 춘천시청은 지난 16일 사고영상 공개를 통해 “수초섬 고박지원작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상황까지는 모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갑자기 수초섬 제작업체 보트가 위험구역으로 들어가자 경찰선이 보호를 위해 접근하던 중 전복돼 환경감시선도 뱃머리를 돌려 구조를 하러 가던 중 참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춘천시는 “자체적으로 의암호 선박사고 위로금 지원 조례를 제정, 별도의 예우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조된 2명에게도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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