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평군수 시정연설과 ‘점점 더 멀어지는 것들’
[사설] 양평군수 시정연설과 ‘점점 더 멀어지는 것들’
  • 아이엠양평
  • 승인 2020.12.04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 1일 양평군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2021년 군정운영 방향을 ‘자연, 사람, 도시와 함께하는 그린뉴딜 양평’으로 설정하고, 녹색산업 확대와 경제활성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6대 분야에서 ‘양평형 100대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통과 참여의 공정한 군정 운영, 풍요롭고 활력있는 스마트도시, 저탄소 친환경건강도시, 미래의 꿈과 희망을 약속하는 교육도시, 모두가 함께 누리는 행복 복지도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문화예술 관광도시 추진 등 6개 분야의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토종자원 클러스터 구축으로 양평의 친환경농업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저탄소 친환경 시내버스 및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 혁신교육지구 시즌3 적극 추진, Y-클라이밍 에코파크 조성 등 그린뉴딜 정책에 맞춰 환경을 접목한 새로운 사업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민선7기가 반환점을 넘어 3년 차에 접어든 지금, 취임 초기 다짐했던 공약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바르고, 공정하고, 촘촘한, 따뜻한 동행’으로 수식되는 생활밀착형 정책 대신 성과주의에 집착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송파-양평고속도로에 올인하면서 동서불균형 해소 공약을 놓치고 있는 것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단월 청운 양동 등 동부권 지역 교통과 교육 소외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체계는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있고, 교육도 혁신교육에 무임승차하는 상황이다.

공무원 청렴도는 여전히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꼴지를 기록하고 있고, 인구대비 자살율이 도내 최상위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취임 2년 차까지 지속해온 청렴도 교육은 자취를 감췄으며, 자살예방을 위한 사업 역시 설문조사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원주세브란스병원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 외에는 응급환자를 관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았다. 공공화장장 시설 유치에 앞서 “죽기 전에 제대로 된 응급의료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 공론화 과정 없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혐오시설과 난개발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승인을 내주는 사이 청정자연을 간직한 양평군의 산야가 오염되고 파헤쳐 지고 있다. 거기다 하수관로가 닿지 않는 지역의 정화조 유수로 인한 폐해도 심각하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양평군의 내년도 예산안 총 규모는 7,394억 원으로 적지 않은 돈이다. SOC 사업은 이미 전임 군수가 투자를 많이 해놓은 상황이다.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기반 위에서 소외되고,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것들을 꼼꼼히 들여다 보는 정치가 필요하다.

행여 송파-양평고속도로가 불발이 되더라도 “저 사람은 군민의 일상을 촘촘히 챙기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할 지 모르는 게임에 매달리는 것은 도박이지만,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는 것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2021년 시정연설을 바라본 솔직한 소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