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인#3] 이재민에 전한 사랑의 매트리스 ㈜아이베 강필구 대표
[남양주인#3] 이재민에 전한 사랑의 매트리스 ㈜아이베 강필구 대표
  • 김현옥
  • 승인 2021.04.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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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이베 강필구 대표
(주)아이베 강필구 대표

“갑작스럽게 어려운 상황에 닥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난 10일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로 임시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매트리스 50매를 남양주시복지재단에 기부한 ㈜아이베 강필구 대표(52).

강 대표는 서울에서 의류 유통 관련 직장을 다니다 스물 넷의 나이에 이른 결혼을 했다. 돈을 좀 더 벌고 싶은 욕심에 의류매장을 직접 차렸지만 IMF로 문을 닫아야 했다. 폐업한 자리에서 우유 대리점을 한 것이 사업의 기반이 될 줄은 몰랐다.

2001년 오픈마켓 초창기에 유제품을 판매해 매출 선두를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 많은 수입 브랜드들에서도 국내유통을 의뢰하고 있다. 그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게 됐다. 그렇게 2002년 찾은 곳이 남양주였다.

당시 지금동(현 다산동)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해 금곡, 진건읍 배양리를 거쳐 2013년 현재의 공장을 직접 지었다. 서울 영업부 직원을 포함해 22명의 종업원에 2018년 매출 1천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때 국내 굴지의 홈리빙 회사의 국내 총판 라이선스를 따내 사업분야를 확장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이르자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지난해 다산동으로 이사를 왔다. 공기가 좋고 생활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직원들 중 8명이나 다산동으로 올 정도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 근처 주민의 화재 소식을 듣고 강원도 출장을 갔다가 부랴부랴 달려왔다.

마침 이재민들이 텐트 속 딱딱한 마루바닥에서 잔다는 얘기를 듣고 고급 매트리스를 주저 없이 내놨다.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남양주에서 사업을 하면서 진 마음의 빚을 갚고 싶었다. 지난해 구세군에 5천만원 상당의 기저귀와 이유식을 전달한 데 이어 벌써 두 번째 기부다. 가족들도 모두 잘했다며 박수를 쳐줬다.

아이들은 어느새 다 커서 외국 유학 후 해외 바이어와 화상회의 및 업무 등 부모님을 돕겠다고 나섰다. 지금까지 남양주 공장 업무를 도맡아 곁에 있어 준 아내에게도 늘 고마운 마음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이번 화재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강필구 대표는 “이곳에 공장을 짓고 이사를 오면서 사업이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받은 고마움을 지역사회와 함께 교류하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건강한 남양주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소박한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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