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평인이다 #26] 두 남매가 꿈꾸는 멋진 내일 ‘청춘찬가’
[나는 양평인이다 #26] 두 남매가 꿈꾸는 멋진 내일 ‘청춘찬가’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06.05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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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찬가 두 남매
청춘찬가 두 남매

[경강일보=양평] 김현옥 기자 = “양평이 낳은 청춘 남매. 부모님과 함께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지역특산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만드는 수제식품으로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맞춤형 수제도시락 및 반찬 전문기업 ‘청춘찬가’의 홍보 팸플릿 문구다. 농업회사법인인 이 회사의 대표는 이지연 씨고, 오빠인 이경렬 씨가 이사로 재직 중이다. 공장 안 살림은 동생이 맡고, 오빠는 영업과 홍보를 도맡아 한다. 발효 전문가를 이사로 영입해 품질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사실 이 둘의 호흡은 양평읍내 퓨전 주점 ‘청춘극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동생은 주방, 오빠는 홀을 책임지면서 양평에 없는 버스킹 공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획기적인 시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2년 전 가게를 접고 뭔가 지역사회와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해보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살던 집의 축사를 헐고 거기에 도시락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도시락 가공 공장을 짓기 시작해 겨울에 완공, 올 1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5개월여 만에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짧은 시간 지역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자칫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는 창업에 평생 농사를 지어온 부모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옥천면 신복리에서 태어나 70평생을 사신 아버지는 벼와 옥수수를 심어 그 부산물로 소를 키웠다. 무와 배추도 5천 포기씩 심어서 4천 포기는 팔고, 나머지 1천 포기는 이웃과 나눴다.

농사는 예나 지금이나 힘든 일이다. 가장 힘든 것은 판로였다. 수확한 작물을 제때 판매가 되지 않으면 버려야 했다. 모양이 좋지 않은 것은 팔기도 어려웠다.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동네와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가공해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두 남매가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 ‘청춘찬가’다.

공장 전경(사진=최종민)
공장 전경(사진=최종민)

현재 직원은 생산직을 포함해 8명이다. 거의 다 인근에 거주하는 분들이다. 바쁠 때는 부모님과 마을 분들까지 손을 보태는 그야말로 ‘가족 같은’ 기업이다. 이경열 이사는 오전에는 논 밭일을 하고 출근해 저녁까지 배달을 한다. 손이 야무진 동생이 제품 생산을 도맡아 하니 업무의 효율이 높다. 새로운 상품 개발에는 같이 머리를 맞대고 스토리와 디자인 작업을 같이 한다.

이렇게 힘을 합치다 보니 거래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개인 편의점에 도시락이 하루 100여 개, 인근 광주시 코로나19 격리시설에도 그만큼 납품이 된다. 또 기업체, 농협, 복지회관, 공공기관, 각종 행사 등에서 꾸준히 주문이 들어온다. 방과 후 학교에는 아이들 봉사차원에서 30인분씩 거의 원가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

6월말부터는 양서농협 로컬푸드에 커피, 각종 청, 식초, 페스토, 오일절임 등을 납품할 계획이고, 각종 반찬과 도시락도 납품 예정이다. 현재 각종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HACCP 인증도 준비 중이다. 매출의 대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설과 제품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허가를 받고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빠르게 연착륙을 하고 있다. 이곳 공장을 거점으로 지역 농가들과 상생을 통해 양평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도시락을 만드는 직원들
도시락을 만드는 직원들

이처럼 청춘찬가가 빠르게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이경열 이사의 지역사회 봉사에 대한 열정도 한몫 했다. 양평에서 처음으로 만든 버스킹추진위원회는 지금도 각종 공공행사와 축제, 봉사활동 등에서 활발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특구 자건거지킴단장도 3년 정도 맡았고, 옥천면 자율방범대장으로 행사 교통봉사는 물론 실종자 수색에도 누구보다 앞장섰다.

이경열 이사는 “평생 농부로 살아온 부모님이 힘들게 거둔 농작물이 그냥 버려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지역 농산물 가공과 유통의 거점공장이 돼서 이익을 함께 나누고 봉사활동으로 환원하는 것이 청춘찬가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모저모>

이경열 이사
이경열 이사
도시락 배달
도시락 배달
양서농협 로컬푸드 납품
양서농협 로컬푸드 납품
오픈식 모습
오픈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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