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평문화재단 양원모 이사장 “예술로 사람 품는 생태계 만들겠다”
[인터뷰] 양평문화재단 양원모 이사장 “예술로 사람 품는 생태계 만들겠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1.10.1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평문화재단 양원모 이사장
양평문화재단 양원모 이사장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양평은 사람과 동식물 등 뭇 생명이 살기 좋은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건강한 생태주의 예술이 꽃 피우길 바랍니다.”

양평문화재단 양원모 이사장(63)은 양평 문화예술의 지향점을 생태에 기반한 '건강한 문화예술 일구기'라고 밝혔다. 거기에 양평의 역사 속에 녹아있는 전통예술도 함께 영글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지난 1월 출범한 양평문화재단은 3월에야 14명의 인원으로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6개월 동안 신생 재단으로서 기초를 다지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힘썼다. 각종 규정과 규칙, 조직 구성부터 문예진흥을 위한 시범사업, 문화예술인, 단체 실태 조사, 군민 문화수요조사 연구에 착수했다.

거기다 전문 예술인 및 생활동호회를 위한 공간 발굴과 연계와 함께 각종 문예진흥 사업을 병행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예술인을 돕기 위한 다양한 공모사업도 추진했다. 농사로 치면 토양에 맞는 모종을 고르고, 모판을 만들어 볍씨를 키워 모내기를 하고, 논밭을 돌보다 보니 후딱 반년이 지난 셈이다.

지역문화예술 수요조사는 지난 8일까지 온라인 조사를 마치고 현재 문화예술인 대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기획사업 구상 및 중장기 정책 추진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유휴 공간과 근대건축물을 조사하여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이관받은 양평생활문화센터에 각종 장비를 들여놓고 강당, 공연장, 밴드, 연습실 등을 마련했다. 야외 무대와 공방, 그린카페도 갖추고 오는 22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민예술학교를 열어서 양평의 생태자산인 토종벼와 예술을 결합한 사업도 시행 중이다. 기후위기가 곧 식량안보 위기라는 전제 하에 토종종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문화적 시도다. 문화의 다양성은 결국 종자의 다양성과 직결되며, 둘 다 다품종 소량생산 기반에서 융합해야 한다는 접근법이다.

양강섬 프로젝트
양강섬 프로젝트

또 시민공동체 네트워크 축제인 양강섬 예술제, 페스티발 다다를 기획했다. 지난 9일 주요 공연예술 작품을 영상으로 담아냈고, 전시는 양강섬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생태주의 예술의 씨앗을 품어온 40년 역사의 바깥미술회가 자연설치미술로 합류했다. 양평에 뿌리를 둔 ‘강상두레패’, ‘한수문화원’, ‘양평예술단’의 풍물 길놀이와 뜬패 '느닷'의 풍물굿 등이 판을 열었다. 현재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있는 엠비큐어스 댄스 컴퍼니와 조선팝을 심화 확장하고 있는 이희문과 고희안도 양강섬 무대에 섰다

‘양평 취향흥신소 사업’은 청년들의 생활문화를 촉진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에서 자라고 성장하는 예술인 양성이 목표다. 청년예술가가 적은 양평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 생태계를 기초부터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각종 공연 전시와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과 청년 예술가들을 연결해 역사, 생태, 문화를 융합하는 프로젝트 기회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양평문화재단은 기획경영팀, 문화사업팀, 생활문화팀 등 3개 부서로 편성돼 있다. 내년에는 문화사업팀이 문예진흥팀, 생활문화팀이 시민문화팀으로 명칭을 바꾸고, 뮤지엄을 수탁 받으면 총 4개팀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양 이사장은 미술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빈약한 공연예술 분야의 인큐베이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각 분야의 예술이 장르 안에 함몰되어 있어 장르간 네트워크와 시너지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각 지역마다 문화예술 매개공간을 발굴 연계하여 예술가들과 생활동아리 회원들이 교류하는 장을 만들 생각이다.

예를 들면 풍물의 경우 공연장이 아닌 논과 밭에서 모내기와 추수를 할 때 군민이 어울려 즐기는 형태다. 미술도 전시관을 벗어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작품을 감상하는 살롱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문화예술은 모(母)집단에 연계되어 있어야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문화재단 출범 초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코로나19로 공연전시의 장이 위축된 것이다. 또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해야 공감대가 커지는데, 그럴 기회가 적은 것도 아쉽다. 하지만 크고 작은 소통과 협업을 통해 군민들도 문화재단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마음을 실어 주는 것 같다고 양 이사장은 말한다.

양원모 이사장은 “땅을 기름지게 하려면 거름을 뿌려 지력을 탄탄하게 해야 하는 것처럼 문화도 마찬가지”라며 “예술가들이 마을가꾸기부터 공공예술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품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과정에 참여해 양평의 문화지력을 높이는 데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