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와 풍경으로 풀어내는 ‘두 거장의 개인전’
산수와 풍경으로 풀어내는 ‘두 거장의 개인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2.05.03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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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강하면 카포레 갤러리에서 금사홍, 박정선 작가 전시회 열려
5월 한 달 동안 1층 ‘전일적 산수’… 2~4층 ‘알 수 없는 풍경’ 전시
금사홍 작가
금사홍 작가

[양평=경강일보] 김현옥 기자 = 5월을 맞아 양평군 강하면 복합문화공간 카포레(대표 김정숙)에서 주목할 만한 두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1층 컨벤션홀에서는 ‘전일적(全一的) 산수’(Holistic Express Landscape)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금사홍 작가(5.1~5.30), 2~4층에서는 박정선 작가가 ‘알 수 없는 풍경’(5.1~5.31)이라는 타이틀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금사홍 ‘전일적(全一的) 산수’

개인전으로 300여 평에 달하는 카포레 컨벤션홀에 작품을 채울 수 있는 작가가 그리 많지 않다. 다작을 하는 작가라도 일단 홀에 들어서면 알 수 없는 중압감이 몰려든다고 한다. 사방이 철근 콘크리트로 둘러 쌓인 공간에 예술의 혼을 덧씌울 작가가 얼마나 될까. 

금사홍 작가도 전시 전에 홀을 방문하고서는 표현할 수 없는 ‘기’에 흠칫 놀랐다고 한다. 동시에 너른 콘크리트 구조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해서 33점에 이르는 작품이 갤러리 곳곳에 걸렸다.

작품의 배경은 제주도 비자림부터 북한산 인수봉, 삼악산, 설악산 권금성, 완도, 무창포, 작가가 거주하는 남양주, 구리갈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작업은 현장에서 아이패드로 드로잉을 한 후 큰 천에 옮긴다. 

특이하게 대상의 앞과 뒤를 동시에 그려 캔버스에 담아내는 것이 그만의 작업 방식이다. 이 앞과 뒤는 그의 작품에 꼭 나타나는 해와 달처럼 들숨과 날숨, 즉 생명을 의미한다. 호흡을 통해 인간은 살아가지만 그것을 느끼면서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호흡을 멈추고 자신을 바라봤을 때 생명이라는 것은 결국 들숨과 날숨이라는 아주 단순한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호흡이 멈추는 긴장의 순간이 작가가 담고자 하는 생명의 세계요, 이를 통해 전일적 자연을 보게 되는 것이다.

호흡이 연습이 아니듯 삶도 연습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도 이 찰나의 호흡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작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들숨과 날숨을 쉬듯 작품에 몰입한다. 

금사홍 작가는 “자연의 다양한 모습에서 생명성의 다체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이치가 있다”며 “진경산수가 천지인의 공존을 담아내듯 전일적 산수 또한 자연에서 얻는 촉각적인 느낌을 붓으로 옮기면서 ‘나’라는 존재의 한계를 사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작가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 대학원졸업
2021. 제34회 개인전. 일호 갤러리 기획 초대전 (서울)
2021. 제33회 개인전. O.s Gallery 초대전 (완주)
2019. 제31회 개인전. 공인전. 갤러리 마루 초대전(서울) 
2018. 제30회 개인전. 갤러리 아트와 초대전(서울)
2017. 금사홍 디지털 외출. 혜화아트센터 초대전(서울)
2017. 금사홍 30주년 개인전. 혜화아트센터(서울)          
2017. 바움아트갤러리 베이징 개관기념전. 바움아트갤러리(서울)
2016. 독도 오감도전. 고려대학교 박물관(서울)
2015. 홍콩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홍콩)

*개인전 35회(1990~2022) 국내외 단체전 200여 회(1987년~2020년)
*위덕대학교 교수역임, 국립안동대, 강릉대, 경인교대 외래교수역임, 홍익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역임
*현: 전업작가, 한국미술협회회원, 한국조형학회회원

 

박정선 ‘알 수 없는 풍경’

박정선 작가
박정선 작가

“나지막한 산세가 이어지더니 기암절벽이 등장한다. 험준한 바위와 계곡은 비스듬한 복숭아밭을 병풍처럼 둘렀다. 안개 자욱한 언덕에는 복사꽃이 만발했고, 띠풀로 엮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본 이상향을 1447년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에 대한 설명이다. 밖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산인데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미로 같은 길이 이어지고 끝내 무릉도원이 나타난다. 안평대군은 ‘참으로 알 수 없는 풍경일세’를 되뇌었다.

60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양평 카포레에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2층 갤러리에 화려한 나무를 형상화한 5점의 작품 사이, 언뜻 색채를 거둬들인 흑백의 작품들이 보인다. 정중동을 함유한 흑백을 따라 3층과 4층을 오르면 박정선 작가의 ‘알 수 없는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기존의 컬러가 흑백의 희생(?) 속에서 돋보인다면, 카포레에서의 흑백은 5월의 대자연을 캔버스로 더욱 돋보인다. 흑백의 톤이 막 번지는 창 밖의 연두로 가득 차 금방이라도 톡톡 터질 듯하다. 정말로 알 수 없는 풍경의 연속이다.

박정선 작가가 ‘알 수 없는 풍경’ 시리즈를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그때부터 시작한 100호 50호 등 크고 작은 작품 40여 점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예상하지 못한 호사다. 작가 역시 이런 우연 속에서 맞닥뜨리는 감정선의 긴장을 즐기는 눈치다.

박 작가는 “우연적이고 감각적인 효과의 선택, 무의식적 행위들과 실재를 살릴 수 있는 작업방식으로 나만의 그림을 만들고자 했다”며 “그 결과 다양한 해석과 상상력을 유발하는 강한 비명료성이라는 특징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무의식에서 나오는 이미지들의 발견에서 시작하는 작업이기에 '알 수 없는 풍경'이라는 명제를 붙였다. 작가는 아무런 구상을 하지 않고 작업을 한다. 원형의 색을 빼고 화이트와 블랙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 현상과 마주하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무의식이 수성도료와 핸디코트(석고), 콩테, 목탄, 파스텔, 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만나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 재료가 섞이고 긁히고 번지는 것을 작가는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 속에서 산과 나무, 갈대 같은 풍경과 바다와 파도가 보인다.

컬러(관념)을 빼니까 작은 톤의 변화에도 대상이 섬세하게 느껴졌다. 무의식과 의식의 담도에 따라 그림은 원형의 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거나 때론 수묵화, 때론 세밀화의 느낌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환타지와 같은 미래의 상상력이 그 자리에 들어서기도 했다.

현대미술에서 작품은 형식과 방법에서 정해진 것이 없고 오직 생소함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 박 작가의 작업 방식이다. 새로운 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무엇이기에 당분간은 이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박정선 작가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흔적들을 관찰하고 추적하는 의식적인 행위의 경계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찾기를 원한다”며 “추상도 구상도 아닌 새로운 형상 속에서 관객들이 잠재된 이미지를 다양하게 해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가 약력>

박정선은 인천대학교 서양화전공, 홍익대학교에서 회화전공 미술학 박사를 졸업했다. 2009년 경향신문사 최고 인기작가 수상 기념초대전 비롯하여 2017년 인천아트플팻폼 전시 등 27회의 개인전(서울, 인천, 제네바, 베이징, 도쿄)과 문예 비엔날레-박정선 ‘아버지의 땅’(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한.중 제1회 아시아 국제예술대학 미술교류展(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 참여했다.

2015 SEOUL FASHION WEEK(ME:YOOMI) 개막초대 포퍼먼스(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 블루닷 아시아(예술의전당), EUROP'ART GENEVE (GENEVA PALEXPO – Switzerland), 「천태만상」 북경 황성예술관 기획 초대전(중국 북경 자금성 황성예술관), Able Fine Art NY Gallery International Art Compatiti(Chelsea, New York), 국제 현대미술 광주 아트비젼(광주시립미술관), 2013 CONTEMPORARY ART KOREA & JAPAN 展, KOREA-TURKISH Contemporary Art Exchange Exhibition(ISTANBUL MODERN SANATLAR GALERISH(IMSG)), 한국-독일 현대 미술 파리전(갤러리가이아 기획, 파리 가나보부르, 프랑스) 등 15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 기획전에 참여한 바 있다.

<전시 이모저모>

금사홍1
금사홍1
금사홍2
금사홍2
금사홍3
금사홍3
금사홍4
금사홍4
금사홍5
금사홍5
박정선1
박정선1
박정선2
박정선2
박정선3
박정선3
박정선4
박정선4
박정선5
박정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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